“아이들이 손으로 흙과 물을 섞어 진흙 케이크를 만들고, 그것으로 얼굴을 가면처럼 꾸미는 것은 땅에 바치는 헌사다. 만약 당신이 콘크리트 기둥을 숨겨버린다면, 아이들이 건축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능성을 빼앗는 것이다.”
— Sverre Fehn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세상을 배우고, 놀이와 경험을 통해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집, 서울시청 직장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첫걸음을 품으며, ‘꿈’을 키워주는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개념은 퍼즐이다. 퍼즐 조각처럼 각기 다른 성격의 공간들이 모여 전체를 이루되, 닫힘이 아니라 연결성에 중점을 두었다. 아이와 어른이 같은 눈높이에서 마주하는 순간, 혹은 시선이 엇갈리며 새롭게 발견하는 순간, 건축은 아이들과 대화한다. 회전하고 슬라이딩되는 벽체 안에 아이들만의 작은 문으로 이어지는 보육실, 어린이 스케일로 구성된 다락공간은 이러한 ‘대화하는 건축’을 구현한다. 시청어린이집은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교회, 옛 배재학교 터, 그리고 일제시대 대법원을 개조한 서울시립미술관 사이에 놓여 있다. 수백 년의 흔적과 초고층 빌딩이 교차하는 맥락 속에서, 건축은 끊임없이 변화를 흡수하면서도 과거의 기억을 간직하고자 했다. 입구에서 바라보이는 오래된 향나무는 그러한 기억의 매개체이다. 이 건물은 어린이집과 보육정보센터를 함께 담고 있다. 기능적으로는 분리되지만, 위계가 아닌 수평적 대화를 지향한다. 서로 다른 매스와 프로그램이 얽히고, 내부와 외부가 이어지며, 우연한 시선의 교차가 작은 기쁨을 만들어낸다. 보육정보센터 도서실에서 책장을 넘기는 보육사의 눈길과 보육실의 아이의 웃음이 만나는 순간처럼. 서울시청 직장 어린이집은 그렇게 조각들의 만남이 이야기가 되는 퍼즐 같은 건축이다.